판테놀 B5, 레이저 후 피부 회복 임상에서 84% 개선
판테놀(panthenol)은 흔한 성분이다. 샴푸, 보습제, 선스크린, 사후 케어 제품 어디에나 들어있다. 그러나 흔하다는 것이 근거가 충분하다는 뜻은 아닌 경우가 많다. 2025년 발표된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시험이 판테놀의 효과를 처음으로 레이저 시술 후 회복이라는 구체적 맥락에서 숫자로 검증했다.
연구 설계: 레이저 후 14일 추적
이 연구는 공군의대 시징병원(Xijing Hospital, Air Force Medical University)에서 진행된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시험이다. 비박리성 분율 레이저(non-ablative fractional laser, 1550nm와 1927nm 이중 파장)를 받은 60명을 판테놀 그룹(마스크 그룹, MG)과 식염수 드레싱 대조군(CG)으로 동등 분배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39.0세, 치료 후 3일, 7일, 14일 시점에서 결과를 측정했다.
마스크에는 판테놀 외에 병풀 추출물(마데카소사이드)과 비사보롤이 포함됐다. 현재 피부과 영역에서 가장 검증된 진정 성분들로 구성한 조합이다.
홍반 지수, 3일차부터 유의한 차이
레이저 후 가장 먼저 나타나는 반응은 홍반(erythema)이다. 염증 반응의 가시적 표현으로, 이 지수가 낮을수록 피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다.
시술 3일차(D3) 홍반 지수는 대조군 19.15±4.90, 마스크 그룹 16.25±4.75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05). 3일 만에 그룹 간 차이가 생겼다는 것은 판테놀이 초기 염증 반응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7일, 14일 시점에서도 마스크 그룹의 홍반 지수가 일관되게 낮았다.
수분 장벽 회복: TEWL과 각질층 수분
경피수분손실(TEWL)은 피부 장벽의 무결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레이저 시술 후에는 피부 장벽이 일시적으로 손상되면서 TEWL이 증가한다. 마스크 그룹에서 TEWL이 3일, 7일, 14일 모든 시점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각질층 수분 함량도 마스크 그룹이 대조군보다 세 시점 모두에서 높았다. 레이저 후 피부는 자연 회복 과정을 거치지만, 판테놀 병용이 이 회복 속도를 실질적으로 높인다는 것이 이 연구가 보여주는 바다.
전반적인 피부 치유 개선을 경험한 환자 비율은 84%였으며, 사용자의 96% 이상이 제품 효과를 ‘좋음’ 또는 ‘매우 좋음’으로 평가했다.
판테놀이 피부에서 작동하는 방식
판테놀은 프로비타민 B5다. 피부에 흡수된 후 판토텐산(pantothenic acid)으로 전환되고, 이는 코엔자임 A(CoA) 합성에 사용된다. CoA는 지방산 대사와 세포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인 조효소다. 피부 세포 입장에서는 판테놀이 회복에 필요한 연료 공급 경로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항산화, 항염, 진정 효과도 직접적으로 발현된다. 각질형성세포의 이동과 증식을 촉진해 상처 부위를 빠르게 덮는 재상피화(re-epithelialization)를 가속화한다. 섬유아세포의 콜라겐 생성을 지원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레이저, 박리, 물리적 자극 후 회복 단계에서 판테놀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주의
이 연구가 나온 같은 해에 판테놀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사례 보고도 함께 발표됐다. 빈도는 낮지만, 판테놀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노출 경로가 다양하다. 화장품, 상처 치유 제품, 눈약, 비강 스프레이까지 판테놀이 들어가는 제품의 스펙트럼이 넓어 패치 테스트를 진행하는 피부과에서는 확인 항목에 넣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드문 반응이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부위에 자극이 생긴다면 확인해볼 만한 변수다.
판테놀을 쓸 때 알아두면 좋은 것
판테놀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은 피부 장벽이 손상된 직후다. 레이저나 박피 시술 후, 과도한 각질 제거 후, 건조한 환경에서 장벽이 약해진 상태가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사용 농도는 크림과 로션에서 2~5%다. 수용성과 지용성 양쪽으로 존재하는 판테놀과 달리 덱스판테놀(dexpanthenol)은 지용성 형태로 더 빠르게 흡수되는 버전이다.
니아신아마이드,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과의 병용은 피부 장벽을 여러 경로에서 동시에 지원하는 효과적인 조합이다. 자극적인 성분과 병용할 때, 특히 레티놀이나 산 계열 성분을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판테놀이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
흔한 성분이라고 당연하게 여겼던 판테놀. 2025년 임상 데이터가 그 근거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