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유연성 — 노화와 함께 잃어가는 연료 전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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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유연성 — 노화와 함께 잃어가는 연료 전환 능력

By Soo · · Nature Metabo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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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대사는 한 가지 연료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을 먹은 직후에는 포도당을 태우고, 공복이나 운동 중에는 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대사 유연성(metabolic flexibility)‘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체계적으로 저하됩니다.

Mark Mattson의 CMS 이론

Nature Metabolism 2025년호에 신경과학자 Mark Mattson(존스홉킨스대학교 명예교수, 전 NIH 신경과학연구소장)이 순환적 대사 전환(Cyclic Metabolic Switching, CMS)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CMS는 포도당 연소 상태와 지방-케톤 연소 상태를 의도적으로 반복해 전환함으로써 대사 건강을 유지하는 접근입니다.

Mattson의 핵심 주장은 이 전환 자체가 치료적 자극이라는 것입니다. 포도당이 고갈될 때 신체가 지방을 분해해 케톤을 만드는 과정에서 세포 스트레스 반응, 항산화 효소 활성화, 자가포식(autophagy) 촉진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면 세포 탄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입니다.

TRF 4주: 인슐린 대사 결핍의 역전

Mattson의 논문에서 인용된 연구들 중 주목할 것은 시간 제한 식이(TRF, Time-Restricted Feeding) 4주 시험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성인에게 TRF를 적용했을 때, 4주 만에 인슐린 관련 대사 결핍이 역전되고 대사 전환 능력이 가속화됐습니다. 장기간의 식이 개입 없이도 비교적 빠르게 대사 유연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케토제닉 식이와 TRF를 조합했을 때 추가적인 이점도 확인됐습니다. 케토제닉 식이는 탄수화물을 제한해 신체를 지방 연소 상태로 유지하고, TRF는 식사 시간을 압축해 공복 기간을 늘립니다. 두 접근을 함께 적용하면 케톤 생성이 더 깊어지고 대사 전환이 더 뚜렷해집니다. 다만 이 조합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목표에 따라 적합도가 다르고, 당뇨 환자나 약물 복용자에게는 전문가 지도가 필요합니다.

노화가 대사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이유

노화와 함께 대사 전환 능력이 저하되는 기저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감소가 있습니다. 세포의 에너지 생산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나이가 들수록 숫자가 줄고 효율이 떨어집니다. 연료 전환의 속도와 정확도도 함께 낮아집니다. 동시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포도당 연소 효율이 낮아지고, 지방 산화로의 전환도 느려집니다.

결과적으로 포도당이 풍부한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충분히 뽑아내지 못하거나, 공복 상태에서 지방으로 전환이 늦어 피로감이 커집니다. 식사 후 졸리거나, 끼니를 건너뛰기 힘들거나, 이유 없이 피곤하다면 대사 유연성이 떨어진 신호일 수 있습니다.

대사 유연성을 유지하는 가장 확립된 접근은 규칙적인 운동과 단순당 섭취 제한입니다. TRF는 그 위에 놓을 수 있는 실험적이지만 근거가 쌓이는 도구입니다.